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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준일기

7월 16일부터 31일까지

7월 16일 [+221일]

내 생일맞이 외출을 했다. 이런걸 자유부인이라고 부른다던데 나 자유부인이다!!!! 쩌렁쩌렁!!!

며칠전부터 아란이가 소곱창 소곱창 노래를 부르며, 생일선물 대신 밥 사줄테니 나오라했다. (행복행복)

캘린더 기록 보니까 2015년 12월 9일에 시형이를 낳고나서 지금까지 딱 2번 자유부인 시간을 가졌다.

2016년 4월에 한번 혼자 자유 외출했고 (이 때도 아란이랑 소곱창 먹음ㅋㅋㅋㅋㅋ)

또 7월 이 날이었다. 사실 겨우 소곱창 먹으러 구리 나가는건데 뭐 설렌다구...

시형이 없는 정말 간만의 외출에 막 신이나서 화장하고 머리 빗고 치마입고 난리 브루스를 떨었다.

   

   

   


원래 계획은 소곱창 먹고 노래방 가려는거였는데 우선 이디야가서 커피 한잔 쭉 들이켰다.

이게 얼마만의 노래방인지........ 작년 여름 임신때 한번 가보고, 그 이후로 쭉~ 못 갔다ㅠㅠ 

임신 전에는 연애하던 신랑과 거의 매일가다시피 노래방을 들락거렸고, 혼자서도 술먹고 노래방가곤했었다.

진짜 너무너무 노래방에 가고싶었다. 오빠 애기봐주면 나 혼자 잠깐 놀고올까 싶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넘 비싸다ㅠㅠ

또 한편으로는 너무 오랜만에 가는거라 마이크를 통해 나오는 내 목소리가 얼마나 어색할까 싶기도 했다. 

예전에 고리에서 일할 때도 대관팀들과 행사하면서 마이크 잡고 진행하고 그랬던 게 일상이었는데 ㅋㅋㅋㅋㅋ

   

   

   


커피한잔 쭉 들이키며 생각해보니 요즘 노래방 가격이 정말 사악하다.

1시간에 2만원이라니... 씨불탱... 만약 시급 6천원 알바생이 노래방 한번 가려면 3시간 반을 일해야만 한다...

전업주부 라연도 거지, 암만 일한다지만 남는 돈 없는 아란도 거지라서 이디야에서 제법 고민하고 있었다.

근데 신랑이 이럴 때 아니면 또 언제 신나게 놀고오냐며 얼른 노래방까지 갔다가 신나게 놀고 오라했다.

깔깔깔 그 말에 힘을 얻어서 바로 노래방 고고!! 아란이는 옛날부터 노래방가면 댄스곡들만 불러댔다.

요상시러운 최신곡도 부르며 춤추고, 오래된 댄스곡들 부르며 춤추는 애라서 사실 좀 부담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최신곡은 알지도 못하고, 오래된 노래여도 댄스곡 부르며 춤추며 노는 스타일은 아니라서ㅋㅋㅋ

물론!! 술 진탕 먹고 가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지만, 멀쩡할 때에는 그냥 이 노래 저 노래 불러보며 노는 스타일이다.

아란이한테 미리 얘기했다. 너는 놀아라. 나는 같이 춤추며 뛸 체력은 없으니 각자 하고싶은 거 하자고 ㅋㅋㅋ

최아란도 막 이상한 발라드를 부르더니 "야 이렇게 노는 것도 제법 괜찮다~" 이러더니

결국은 원더걸스의 텔미, 노바디부터 시작해서 온갖 댄스곡을 다 예약하고 나에게도 마이크를 주곤했다ㅠㅠ크흡

   

   

   

   

   

   

   

   

   

   

   


존나 안 올라가는 높은 노래를 바리바리 악 써가며 흥을 돋우고 있는데 플래쉬 팡팡... 매너 없는 가스나!!

이거 너무 설정샷처럼 보여서 민망한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열창하고 있는 거 몰카 찍힌 내 모습이 납작한 이마, 낮은 코, 쳐진 눈, 툭 튀어나온 턱까지 너무 웃겨서 올린당ㅋㅋ   


내가 집에서 3시반쯤 나갔고, 다시 집에 왔을때가 9시쯤이었다. 겨우 5시간30분정도? 

고작해야 6시간 남짓인데 시형이가 너무 보고싶었다.

4월에 첫 자유부인때는 나가서 소곱창만 먹고 바로 와서 3시간 미만으로 집에 다시 복귀했었기에 그런건지..

처음으로 굉장히 오랜 시간을 시형이 없이 놀았다. 이게 뭐라고 기분이 참 묘하고 이상시러웠다.

아란이는 자꾸 "애기 없이 나오니까 좋지?ㅋ" 라고 물었는데 사실 막 그렇게 좋진 않았다.

무겁고 신경써야할 녀석이 곁에 없어 몸이 편한 건 맞지만 고슴도치 엄마는 퇴계원에서 고작 구리,

6시간 나온걸로도 우리 아들이 너무 보고싶어서 시도때도 없이 영상통화를 걸어댔다.

시형이가 배고프면 어쩌나, 엄마 없다고 울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그런 시형이 보느냐고 고생할 신랑도 걱정되구..

근데 웬걸....... 아빠랑 둘이 너무 잘 놀았댄다ㅋㅋㅋㅋㅋㅋ 한번 울지도 않고ㅠㅠ 

남양에서 액상분유 샘플로 1개 받은 게 있었어서 그거 먹였는데 그것도 다 잘 먹고 잘 놀았댄다.

심지어는 오빠 품에 안겨서 제법 긴 시간 낮잠도 주무셨다. 

나 없이도 잘 놀고있는 모습을 다 사진으로 찍어서 시간별로 보내주던 신랑도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

엄마 생일이라고 나가서 맘편히 놀고오라고 효도하는건가. 기특하고 대견한 녀석!!!  

   

   

   

   

   

   



7월 17일 [+222일]

생일 전야제?로 자유부인 놀고 와서 생일 당일날은 그냥 집에서 좀 쉬기로 했다.

어제 너무 간만에 놀았더니 목도 아프고 집에서 셋이서 뒹굴뒹굴 놀다가 저녁은 사먹지 뭐! 싶었다.

아침 일찍 어머님께 전화가 왔는데 어쩌다가 오빠가 "라연이가 생일이라서"라는 말을 했고...

어머님께서 그냥 못 넘어가시겠다며 같이 밥을 먹자고 하셨다. 울 동네까지 오신다는 걸 말리고 말려서

중간지점(이라고 하기엔 하남이 울집에서 더 가깝지만ㅠㅠ) 하남 그린플레이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사실 생일이 뭐 별거있나싶고, 남들한테 축하 받는 게 오히려 막 민망하고 그래서 미리 말씀도 안 드렸었다.

어머님께서 작년 내 생일날도 챙겨주고싶으셨는데 못 챙겨줘서 아쉬우셨다고 꼭 오늘 만나자고 하셨다.

아주버님이 검색하셔서 간 식당인데 식사가 깨끗하고 괜찮았다. 샤브샤브와 샐바가 있는 곳이었다.

진짜 너무너무 맛있게 잘 먹고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어머님께서 생일 축하 용돈이라며 봉투까지 주셨다.

한사코 거부했으나 성의를 봐서라도 받아야한다고 계속 그러셔서 너무 감사하게 용돈까지 받아왔다.

그리고선 주차장에 가서 또 어머님께서 싸오신 반찬들 잔뜩 받았다. 늘 받기만 한다. 


시가족들과 헤어지고, 우리 어딜갈까 이대로 집에 들어가긴 좀 내심 아쉽고 했다.

그래서 별내 카페거리에 가서 차 대고 가장 가까운 카페인 이디야 들어가서 데이트했다.

데이트라기엔 가족 나들이에 가깝지만!! ㅋㅋㅋㅋㅋㅋ

별내는 신도시(?)라 환경이 참 좋다. 깨끗하고 녹지 조성 잘 되어있고, 조용하다.

별내에 국민임대를 신청했는데 당첨이 되면 내년 7월에 입주한다.

카페거리 용암천 쪽에 지금 짓고있는데, 갈 때마다 짓고있는 아파트를 보며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경쟁률이 너무 세서 확률이 높지는 않지만 그래도 꼭 될거야!!!!! 

우리도 내년에는 새 아파트 들어가서 저렴한 임대료 내며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사가자마자 에어컨부터 사야지... 카페거리에 용암천이 바로 집 앞이니까 산책도 자주해야지..

   

   

   

   

   

   


의도치않게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게 됐다. 아, 이런건 인테리어가 아니라 구조를 바꿨다고 해야하나?

티비장을 시형이가 자꾸 붙잡고 일어서서 티비를 쾅쾅 쳐댔다.

티비가 무거워서 시형이가 잡아 당긴다고 넘어질 위험은 없었긴 하지만..

며칠전에 나는 티비 앞쪽에 앉아있었고, 시형이가 꺼져있는 티비를 만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시형이 다리통?을 만지고 있었는데 시형이 몸에서 전기가 흘렀다. 찌릿찌릿.

티비가 꺼져있어도 이 쪽에 전자기기가 많다보니 전자파가 통하는 거겠구나 싶어 깜짝 놀랐다.

막아보려 해도 자꾸만 티비 앞으로 기어가서 붙잡고 일어나서 티비를 만져대니 (모니터에 시형이 손자국이 가득!!)

아예 티비를 올려버리기로 했다. 우리 집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턱?이 있었다.

창문과 창문 사이에 이상한 공간이었고 그동안은 늘 비어있거나 잡다한 것들이 올라가있곤 했다.

그 위를 신랑이 한 번 청소하고, 티비를 올렸다. 티비 위치가 높아져서 보기에 조금 목 아픈 것 빼곤 좋다..ㅋ

혹시 비가 와서 들이칠 수도 있으니 티비 뒤에 커다란 비닐을 잘라서 펴서 붙여놨다.


티비장 아래 가운데에는 와이파이 등 공유기와 전선들이 들어있는데 시형이가 그걸 너무 좋아한다.

우다다다 달려와서 손 넣어서 만지고 있길래 요즘은 저렇게 작은 베개를 쑤셔 넣어놨다.

티비장까지 다 치울 수는 없으니 그 위를 시형이 책장으로 만들어줬다.

아가들 책꽂이는 도서관처럼 옆면으로 보이게 하는 것 보다 정면이 보이게 하는 게 더 좋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 있는 이것저것 시형이 책들을 다 꺼내와서 늘어놔줬다. 엄청 좋아한다.



7월 18일 [+223일]

처음 잘 때에는 분명히 시형이와 나는 좀 떨어져서 잤다. 돌아다니며 자는 시형이를 자꾸 제자리에 놓곤한다.

이불도 각자 따로 덮고 자는데, 자다보면 꼭 저렇게 붙어있곤한다. 밤중수유, 새벽수유 하면서 뒤엉키는 듯하다.

나는 떡실신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내심 시형이 신경쓰며 자느냐고

시형이 낳고 나서 아직까지 단 한번도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나중에 단유하고나면, 시형이 없이 나 혼자만 잠들어보고싶다. 예전엔 몰랐지 그게 큰 행복이란 걸!!


시형이 키가 꽤 많이 컸다. 시형이는 주로 위험한 것, 더러운 것들에 크게 관심을 보이며 좋아한다.

내가 부엌에 있고 시형이는 부엌쪽으로 못오게 막다보니 이 공간이 시형이에겐 호기심 가득한 곳이 되었나보다.

현관문 쪽에 있다가도 냉장고만 열면 보행기를 타고 와다다다다!! 겅중겅중 달려온다.

요즘은 또 자꾸만 가스레인지 쪽에 손을 데려고해서 큰일이다.

물론 아직은 짧아서 가스레인지까지 손이 닿지는 못하니까 안전하지 않은 것 까진 아니지만..

아무래도 내가 가스렌지가 있는 곳을 항상 깨끗하게 관리할 수도 없는 부분인데,

가스렌지를 놓은 저쪽 싱크대 부분은 기름 쓰면 튈 수있고 양념도 튈 수도 있고 그런 곳이다보니

시형이가 저기를 만지고서 손을 입에 넣을까 걱정이다. 자꾸 싱크대 수납장들을 열려고 애를 쓰기도 한다ㅠㅠ

대부분 내가 저 쪽에 있기 때문에 못오게 하지만, 나 화장실 간 사이에 사고칠까봐 걱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형이가 어쩐지 심통이 나있었다. 이럴 땐 정말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말을 못하니 알 수가 있나!!

뾰루퉁한 표정마저 귀여워서 내 치마를 입혀줬다. (씌워줬다?ㅋㅋㅋ)

망토를 두른 아가짱이 되었다. 방긋 웃은 게 아니라 퉁~~ 한 얼굴이라 더 귀여운둣..

   

   

   

오늘도 방에 들어와 방바닥을 비춘 햇님과 싸우는 중이다.

신기한지, 기어가서는 손으로 계속 만져본다. 그 쪽으로 가면 더운데....

자꾸 그리로 가서 놀고 머리에 땀을 한 바가지 올라오게 하고는 한다ㅠㅠ



7월 19일 [+224일]

요즘 내 아점은 비빔밥이다. 집에 있는 반찬들 다 가위로 썰어넣고, 밥 넣고 그냥 휙휙 비벼 먹는다.

어떤 날은 고추장을 넣고, 어떤 날은 간장을 넣고, 또 어떤 날은 전날 저녁에 먹고 남은 된장찌개를 넣고 먹는다.

생긴 건 저렇게(집 마당에서 키우는 개밥처럼) 보여도 엄청 맛있다.

시형이 이유식 한 입 먹이고, 나도 한 숟갈 뜨고, 또 시형이 이유식 한 입, 나도 한 입ㅋㅋㅋ

저러면 먹기도 편하고, 시형이로부터 따로 떨어져서 먹지 않으니까 시간도 단축되고 한번에 여러개를 해결할 수 있다.

시형이가 요즘 이유식을 열심히 안 먹었다. 한두숟갈만 먹고서 완강히 거부했다.

입을 닫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누가봐도' 안 먹겠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그게 일주일 넘게 반복되니까 나도 내심 지쳤다. 이유식 먹이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힘들게 먹여야하나, 모유든 분유든 이유식이든 다 잘 먹던 애가 왜 이러나 싶고 짜증도 났다.

다니는 소아과가서 상담을 받았더니 모유먹는 아가들은 원래 이 시기에 한번씩 이유식을 안 먹는 시기가 온댔다.

그렇다보니 아이 성장 그래프가 쭉쭉 늘다가 한번 멈춰있곤 한댄다. 철분이 부족해져서 그런다고한다.

철분이 부족해지면 아가가 입맛이 없고, 그래서 이유식도 잘 안먹으려 한다고 하셨다.

까까는 그래도 좀 먹는다고 하니까 그러면 그나마 다행인 케이스라고 하셨다.

이유식도 거부하고 엄마 젖만 찾는 시기랬다. 진짜 요즘들어 부쩍 시도때도 없이 가슴을 향해 달려오던 시형이였다.

철분 부족이 심하면 빈혈도 생길 수 있으니 지금부터 철분제를 꼭 먹이라고 하셨다.

   


며칠 철분제를 먹인 덕분인지 계속 이유식을 거부하던 녀석이 오늘 한그릇을 싹 다 비웠다.

이유식 맨날 버려지는 거 아깝고, 왜 안먹나 이러면 안되는데 싶어 속상했던 마음이 쑥~ 내려갔다.

항상 잘 먹던 아기가 갑자기 잘 안먹으니까 참 속상했는데 다시 잘 먹어주니 너무 고맙고 예쁘다.

그래서 쌀과자도 주고, 수박도 줬다 ㅋㅋㅋㅋㅋㅋ 예쁘게 잘 먹는 시형이가 귀여워♥

   



7월 20일 [+225일]

어부바하고 궁댕이 살살 쳐주며 돌아다니면 금방 잠이 드는 것 같다.

어떤 날은 어부바해서도 한참을 찡얼대고 소리를 지르고, 울기도 하긴 하지만...

힙시트로 어부바 딱 해서 시형이 재워가며 나는 노트북 하거나 핸드폰을 할 수 있다.

배가 짜부되서 불편하고, 무거워서 어깨가 아프다는 점 빼면 ^^;;



7월 21일 [+226일]

(오)혜선이랑 스타벅스에서 만나서 수다떨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집에 있기 힘들어서 그렇잖아도 외출하려 했으니 겸사겸사 친구도 만나구 좋다 :-)

구리 인창동 스타벅스까지 유모차를 끌고 왔는데, 시형이가 좀 자줘서 기분 좋게 수다도 떨었다.

이 날 스타벅스 해피아워이벤트였나?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여튼 그 이벤트가 있어서, 몇시부터 몇시까지는 음료 50% 할인행사가 있었다.

1인당 2잔까지 할 수 있는 이벤트였고, 이런 행사를 할 때는 스벅에 가줘야하니까 ^^ㅋ

이벤트 시간이 다가오자 점점 가게에 사람들이 많아졌다. 주문은 하지않고 그냥 앉아서 다들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그러더니 이벤트 시간 딱 되니까 줄이 진짜 엄청 길었다. 가게 삥~ 돌아서 줄 서는 줄???

돌다리 스타벅스는 사람 너무 많을까봐 피해서 인창동 스타벅스로 온건데도 줄이 엄청났다.

아기띠 하고 온 엄마들, 유모차 끌고 온 엄마들도 많았고 내 생에 이렇게 시끄러운 스타벅스는 처음이었닼ㅋㅋㅋ

   


스벅에서 시원한데 반값 할인까지 해서 음료마시고, 한가로이 놀고나니 곧 신랑 퇴근시간...ㅋ

시형이랑 서둘러 백화점 유아휴게실에 있는 수유실에 갔다.

잠깐 기저귀 갈고, 수유도 하고 또 아이쇼핑하고 지하1층가서 시형이 까까도 샀다.

시형이는 밖에서 수유하기 참 힘들다. 볼 게 많아서 그러는지 먹는데 집중을 못한다.

구리 롯데백화점 수유실은 각각 커텐 쳐진 1인용 수유실이 2개 있는데

커텐 안 쪽 방 마다 벽에 예쁜 곰돌이 등이 붙어있다. 시형이는 그게 너무 좋은지 가면 눈을 못 뗀다ㅠㅠ

   

   


시형이가 이토록 넋이 나가라 바라보고, 당장이라도 달려갈려고 하는 건 바로 저 곰돌이 수유등...

사진이라 좀 너무 밝게 나오긴 했는데 어두운 커튼 안 쪽에 저 등 하나라서 그렇게 막 눈 부실 정도는 아니다.

밝기 조절로 끌 수도 있긴 한데, 여튼 저 등을 시형이가 너무 좋아해서 수유를 진행 할 수가 없다ㅜㅜㅋ

나중에 이사가고 나면 시형이 방에도 예쁜 등 하나를 벽에 달아주면 좋겠다.

   


퇴근하고 온 신랑 만나서 등촌칼국수 먹으러 갔다.

나는 등촌칼국수 너무 좋아해서 연애 할 때도 자주 갔었고, 결혼 후에 원주에서도 너무 그리웠다.

원주에는 등촌칼국수가 있었는데 없어졌다더라ㅠㅠㅠㅠㅠㅠㅠ 

퇴계원으로 이사오고나서 기뻤던 것들 중 하나!! 구리 등촌칼국수에 자주 갈 수 있다는 것!!!!

신랑은 특히 볶음밥을 좋아한다. 그래서 우린 항상 볶음밥 2개는 추가해서 먹는다.

오빠랑 같이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하면 "세분이세요? 한분 더 오세요?" 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닼ㅋㅋㅋ

시형이가 많이 커도 요건 맵다보니 함께 먹기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볶음밥만이라도 같이 먹는 날이 오길...ㅋㅋ



7월 22일 [+227일]

진희가 우리집에 놀러왔다. 정말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결혼 후에 처음 본 거ㅠㅠ

나 결혼 후에 원주로 친구들이 놀러왔었는데 진희는 시간이 안 맞아서 못 왔었다.

그리고 내가 구리에 자주 안 왔으니까 만날 수가 없었다. 그렇다보니 정말 1년하고도 1개월만에 만난 진희.

고딩때 둘이서 서로 집을 데려다주고 또 데려다주고 반복하며 수다가 끝나지 않던 기억들이 다 떠올랐다.

집이 가까워 같이 분수대에서 만나서 밤이 새도록 수다 떨고, 집 가서 또 통화하던 연애하는 듯 했던 시간들ㅋㅋㅋ

그래서그런지, 많은 시간을, 마음을 다해 함께 한 사람들은 얼마만에 만나든 그 기간은 중요치 않은 듯 하다.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고 서로가 너무 편하고 할 얘기가 쏟아져나오곤한다.

진희랑 집에서 만나서 유모차 끌고, 퇴계원역 이디야가서 빙수 챱챱!!

   

   

요즘 맘카페를 자주 구경하는데 퇴계원맘카페에 러닝홈을 중고로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피셔프라이스에서 나오는 구 러닝홈인데 이제는 판매를 하지 않는 상품이라 구하기가 되게 어렵다.

새 상품은 10만원이 넘는 가격이라 통장을 털자니 꽤 큰 돈이고ㅠㅠ 

뉴 러닝홈이라고 새로나온 버전이 있는데 그건 지지대가 구 러닝홈에 비해 약한 편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러닝홈 너무 좋아해서 어딜가든 들고다니고 싶다는 마미들의 이야기에 덥썩 거래하기로 했다.

진희랑 이디야에서 빙수 먹다 말고 집에 못가게 붙잡고 진희 끌고 중고 거래 하러 갔닼ㅋㅋㅋㅋㅋㅋ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그것도 우리집까지 놀러온 친구에게!!) 짐꾼 시키기ㅠㅠㅋ

유모차에 러닝홈을 얹고, 시형이는 힙시트에 들어왔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던 지니지니

진희가 유모차를 끌고 집까지 갔는데, 시형이는 알록달록 러닝홈이 신기한지 무척 흥미를 보였다.

힙시트에 앉아서는 진희가 끌고가는 유모차 속 러닝홈에서 눈을 못 떼더라.

   

   


내 친구들 참 고맙고 미안하다. 왜 자꾸 시형이 옷을 사오는건지.......

아가 옷이 한두푼도 아니고 그냥 놀러오면되지 뭘 자꾸 손에 들고오는지ㅠㅠ

진희는 시형이가 좀 큰편이라는 얘기를 듣고 옷 사이즈도 어쩜 딱!!! 90으로 사다줬다.

시형이가 땀도 너무 많이 흘리고 자꾸 뭘 묻히고 해서 여름 옷 자주 갈아입히고 그랬는데ㅠㅠ

정말 너무나 귀엽고 예쁜 옷 선물까지 받아부렀다ㅠㅠ 힝힝 고마워ㅠㅠ


러닝홈 집으로 들고와서 먼지 같은거 싹싹 닦아주고 방에 넣어주니 처음엔 좀 낯설어했다.

잘 가지고 놀지도 못하고 멀뚱멀뚱 "이게 뭐여!!" 하는 눈빛 ㅋㅋㅋ

아기용품은 나날이 발전하는구나 싶다. 괜히 국민문짝? 국민대문? 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었다.

시계 돌아가는 소리 나고, 밤이랑 낮으로 돌리면 소리가 나는 원판, 띵동 초인종 불도 들어오고, 

문 열면 열었다고 소리, 닫으면 닫았다고 소리, 창문도 그렇고... 노래 나오는 버튼도 다양하다.

세모,네모,동그라미,별 모양들을 끼워넣으며 놀 수도 있고 공을 넣으면 노래도 나온다는데 그런건 없당ㅎㅎ

도형이나 편지봉투? 열쇠고리 같은 부속품을 따로 팔기도 한다던데 막 엄~청 쓸모있을 것 같진 않다.


진희랑 곱창시켜먹었다. 어쩐지 고딩때 친구들을 만나면 곱창을 먹어야 할 것 만 같아...ㅋㅋㅋㅋㅋ

우리가 구리에 있었다면 바로 왕곱창마을 갔거나 아니면 배달이라도 시켰을텐데ㅠㅠ크흡

2인분을 시켰는데 어마어마한 양이 왔따.... 시형이는 요즘 먹는 이유식이 무슨 대추 뭐시긴데...

색이 새카맣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냄새도 맛없엏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날이 더워서 오빠는 방 밖에서 저러고 잔다. 방에는 폴더매트가 깔려있어서 덥댄다.

시형이가 밤늦게까지 칭얼대며 잠을 안자는데 나는 화장실이 가고싶어서ㅠㅠ

시형이 보행기에 태웠더니 자꾸 오빠한테 가서 보행기로 오빠 다치게 해섴ㅋㅋㅋㅋㅋㅋㅋ

빨래가 가득차서 묵직한 빨래바구니로 통행 금지 시켜놓고 화장실 다녀왔닼ㅋㅋㅋ



7월 23일 [+228일]

날이 더웠던 주말! 오빠네 학교로 피서를 갔다ㅠㅠㅋ 

남들에겐 일하는 공간인 사무실이라 우리는 가서 얌전히 쉬다가만 왔다능ㅎㅎ

학교 가는 길에 학교 근처 파스타집? 들려서 점심 해결!! 맛은 그냥 음 보통정도? 평균 정도 했다.

나의 사랑 비스트로스토리가 문을 닫고.... 나는 그 이후로 아직도 존맛탱 스파게티를 먹지 못하고 있다.

다른 곳에 오픈을 준비중이시라는 답변을 들었는데 얼른 문 열어주시길ㅠㅠㅠㅠ 바로 달려갈게요ㅠㅠ


스파게티랑 얇은 씬 피자?를 먹고 나와서 걸어가는데 예쁜 색깔로 칠해놓은 칙칙한 건물이 있었닼ㅋㅋㅋ

커다란 공장같아 보이는 건물인데, 창문은 하얗고 나머지는 온통 와인빛으로 칠해져있었다.

약간 뭐랄까 이국적인 분위기? 외국 느낌 물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사진찍음ㅋㅋㅋㅋㅋ

   

   


요즘 유모차에서 자꾸 탈출하고싶어해서 좀 놀아주다가 낮잠을 재웠다!!!!!!!!!!

시원한 곳에 있으니 시형이가 잘 잔다ㅠㅠ 요즘은 진짜 어딜가도 우리집보단 시원해ㅠㅠㅠㅠ

시형이도 땀 안 흘리고 시원하니 낮잠 잘 자줘서 우리도 편하게 앉아서 멘탈리스트 정주행 하다왔당 헿

   


엘리베이터 타러 가는 길에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라고 써있었다.

자고 있는 시형이 유모차를 세워뒀다. 딱 이시형이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ㅋㅋㅋㅋ

그래 시형아 너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


스타벅스 해피아워 이벤트가 3일간이었나 금세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는데...

여튼 이 날까지 해당되는거여서 스타벅스 가야지~ 했는데 때마침!!!!! 학교 입구 안쪽에 스타벅스가!!!!!!! 대박ㅠㅠ

낮잠에서 깬 시형이, 깼는데도 시원하니까 기분이 좋으셨다. 시원한데 싸게 마실 수 있어서 나도 기분 좋고ㅋㅋㅋ

   

   

   

   


나는 다크모카프라푸치노 먹었다. 자바칩이 송송 들어가있고 휘핑크림 달달하니 너무 좋다.

많이 먹기엔 좀 부담스럽고, 톨사이즈나 그란데 정도면 딱 적당 ㅋㅋㅋㅋㅋㅋㅋ

아이스아메리카노는 당연히 벤티로 먹어야하지!!!!!!!

오빠는 유자 뭐시기 프라푸치노 시켰는데 정말 맛 없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바보

엄마가 입에 크림 묻혀가며 노는 모습 지켜보는 귀염둥이 시형이. (나는 시형이를 귀둥이라 부른다. 귀염둥이)


스타벅스는 역시나 사람들이 많아서 바글바글했다.

그래도 내가 저번에 느꼈던 해피아워 이벤트 줄에 비하면 아주 적은 편이었다.

아마도 학교 쪽에 있다보니 그런듯?

이제 저녁먹으러 집에 가자!! 하고 나와서 시형이랑 차 타기 전에 잠깐 놀아줬다.

극한직업 시형이 애미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리저리 왔다갔다~ 저러면 시형이가 좋아한다.



7월 24일 [+229일]

할머니가 시형이를 너무 보고싶어하셔서 오빠랑 같이 다녀왔다. 

날이 더우니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육쌈냉면가서 고기랑 냉면 먹었다.

비가 보슬보슬 내렸는데 집에 갈때쯤 그쳤다. 비가 좀 한바탕 시원하게 내려주면 이 더위가 한풀 꺾일텐데ㅠㅠ

육쌈냉면가서 점심 먹고 집에 오는 길에 힙시트에서 잠든 시형이, 분홍 예쁜 시원한 옷 입으신 울 할무이!

   


가끔 오빠가 운전석에서 잡아주고 저렇게 놀게 해주는데 대단히 좋아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퍼를 자꾸 잡아당겨서 워셔액?을 다 써버렸닼ㅋㅋㅋㅋㅋㅋㅋㅋ 못살아 증말~~~~~!!

   

   



7월 25일 [+230일]

모빌 들어있던 상자인데 가운데에 저렇게 투명한 (약간 빳빳한)게 붙어있다.

저게 신기한지 계속 상자를 먹어보고 투명한 거 만져보고 저기에 얼굴을 들이밀곤 한다.

   

   

   


러닝홈을 무척 좋아한다. 붙잡고 일어서서 만지면 소리가 나니까 계속 한참을 붙잡고 서서 논다.

또 푹 주저앉아서 문도 열고 들어갔다가 또 나왔다가 이것저것 다 누르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우리 집은 하루종일 온갖 노래소리가 울린다. 사운드북, 러닝홈노래, 디즈니노래 등등... 가끔 시끄럽다ㅋㅋㅋ

   

   

   

   


시형이가 선풍기를 자꾸 탐낸다. 선풍기에 안전망을 씌워놓긴 했는데

시형이가 선풍기를 붙잡고 일어서려고 해서 그게 위험하다. 선풍기가 시형이가 밀면 밀리는 걸 보니...

선풍기를 붙잡고 쓰러지면 아마 선풍기가 시형이랑 같이 넘어질 것 같다.

아, 그리고!! 선풍기가 이상~하게 별로 시원하지가 않아서 이 브랜드 별로구만 쯧쯧 하고 있었는데

안전망을 빼니까 진짜 시원했다.... 안전망이 얼마나 촘촘한게 앞을 가로막고 있었길래.... 

바람이 잘 전달되지 않을 정도인건지!! 안전망 씌우긴 해야하는데 너무 더운데 빼기도 거시기하고ㅠㅠ 우짠디야ㅠㅠ

   

   

   


모빌 상자에 붙어있는 투명한(딱딱한)것 에 얼굴 비춰주면 시형이도 얼굴을 들이민다.

약간 얼굴을 부비부비 하는데 가깝고, 이걸 먹고싶은데 안 먹어지는데에 가까워보인다.


진짜 날씨가 말도 못하게 더운데 우리 집은 좁기까지 해서 그러는지 바람이 안 통하는건지?

가스렌지 한번 켜서 불 한번 쓰고나면 온 집안이 후끈후끈 그 열기가 빠져나가지를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신랑이랑 각자 한명씩 돌아가면서 집앞 순대국집 가서 교대로 먹고오기로 했다.

내가 밥 먹으러 간 사이, 아빠랑 즐겁게(?) 놀고있는 시형이 사진을 보내줘서 나는 편하게 식사했당

   

   

   



7월 26일 [+231일]

오빠가 서울 어디로 출장을 가서 도착했는데 시간이 좀 애매하게 남아 스타벅스에 갔다고 한닼ㅋㅋㅋ

그래서 오빠야랑 영상통화 시켜주려고 카카오톡 페이스톡을 했는데 네트워크 연결 상태가 좋지 않다고 안됐다.

힝... 페이스톡 거니까 엄청 신나했는데 안되고 멈추니까 짜게 식은 시형이ㅠㅠㅋ

엄마는 멈추지 않고 행아웃으로 걸었다. 네트워크가 약하면 카톡 페이스톡은 거의 안되는데도 행아웃은 잘 되더라구!

   

   

   


러닝홈 창문을 내가 올려놓으면 시형이가 자꾸 닫는다.

똑똑똑 시형이 있어요? 문 좀 열어주세요~~ 하면 계속 닫고, 닫고 또 닫고 반복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집주인 너무나 매정한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죽겠다. 조그만 손으로 자꾸만 창문을 닫앜ㅋㅋㅋㅋ


오빠가 단축근무라 일찍 퇴근해서 집에 왔다. 계획되지 않았는데 내가 갑자기 "안부부네 놀러가자!" 했고

은샘언니랑 명용오빠네가 흔쾌히 오케이 해줘서 바로 출발했다.

아기 재율이도 보고싶고, 어차피 우리집 더우니까 어디든 나가야만 살 수 있는데

이왕이면 언니네 가서 에어컨 켜고 놀고 저녁을 우리가 사자 싶었다. 언니 오빠야 고마워요~~!!!

   

   


시형이는 좀 놀다가 품에 안겨서 잠들었길래 재율이 안자길래 아기침대에 눕혔는데 금방 깼다ㅠㅠ 아쉽ㅠㅠ

저 아기침대에 시형이 신생아 쪼꼬미일 때 들어가있었는데 이젠 너무 커서 꽉 차는 모습이 낯설기만하다.

재율이 보고오면 시형이는 저맘때 어땠지 싶어서 구글포토를 뒤져보면서 엄마미소 짓기 바쁘다.

이 날 시형이는 처음으로 가까이서 다른 아기를 보았다. 엄마나 아빠처럼 커다란 사람이 아닌 작은 생명체!!

시형이가 너무 거칠게 다가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슬며시 다가가서 얌전히 있었다.

아기 둘의 투샷이 어찌나 예쁜지 진짜 내내 웃었다. 재율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시형이랑 재율이가 이어준 우리 두 부부의 만남도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자주 만나고 지내면 좋겠다.

심지어는 시형이가 뽀뽀도 했다고!!! 깔깔깔

      

   

   


은샘언니네서 즐겁게 놀고 집에 돌아왔는데 왜 시형이는 한밤중이 되도록 잠을 안자는지....

자려고 자려고 하다가 바득바득 일어나서 파바바바밥바ㅏㅂ 기어가서는 책을 다 끄집어 내린다.

책을 볼 줄이야 알겠냐만은 저러고서 책을 한참 쳐다보고, 먹고, 또 다른 거 갖고 놀러 가고... 무한 반복ㅠㅠ

   



7월 27일 [+232일]

내가 이 집에 이사왔을 때, 1층 우리 집 바로 아래에 젊은 애기 엄마가 있는 걸 봤다.

애기도 시형이랑 비슷해보였고 애기 엄마도 어려보였다.

내 주변에는 죄다 대학생이거나 취준생이거나 일다니는 친구들이고, 아기는 커녕 결혼도 안한 친구들이 많다.

다 너무 좋지만 아이를 키우는 또래가 없다보니 친한 애기엄마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사실 너무 친해지고싶은 마음에 반찬거리나 먹을 거를 좀 들고 내려가서 "친하게 지내요~" 하며

아기는 몇개월이에요? 하며 혼자 친한척 해댔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내가 그러다보면 친해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근데 아랫집은 감감무소식...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내가 너무 나댔나보다 싶어서 이제 나혼자 오바하지 말아야지 싶었다.

뭐 가져다주는 이런 거 불편해할 수도 있겠구나! 내가 너무 내 생각만 했구나 싶어서 좀 찌그러져 있었는데

이 날 오전에 아랫집에서 양파를 두봉다리나 들고 가져다줬다. 

그 때 든 생각은 아! 어쩌면 아랫집 애기엄마가 이런 게(이웃간 물건 주고받고 하는거) 불편했을 수도 있고,

낯설었을 수도 있겠다. 용기내준거라면 나는 더 용기를 내야지!! 싶어서 마지막으로 오버해보기로 했다.

일러스트 카드에 주저리주저리 어쩌고저쩌고 써서 반찬이랑 같이 가져다줬다.

카톡으로 연락이 왔고 이날부터 우린 급속도로 친해짐ㅋㅋㅋㅋㅋㅋ

울 신랑은 왜그랬냐고했다. 왜 혼자 자꾸 그러느냐고.. 흠.. 내가 너무 나댔나? 

   



7월 28일 [+233일]

아랫집 친구랑 나랑 1살 차이고, 아가들도 2개월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바로 위아래층 살다보니 공유하며 이야기 나눌 것들이 많았다.

카톡하며 급 친해지고 다음날 바로 같이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우리집으로 초대했다.

아가 이름이 찬희인데, 찬희는 장난감이 거의 없댔다.

시형이도 많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있는 시형이 장난감들 찬희도 같이 가지고 놀자고 했는데

시형이가 찬희한테 자꾸 접근(?)했다. 찬희가 뭐 가지고 놀면 그리로 가고... 또 그리로 가고...

혹시 그러다가 시형이가 나한테 대하듯 얼굴에 손지검 할까싶어 내가 무척 노심초사 했닼ㅋㅋㅋㅋㅋ


아랫집 친구랑 놀고나서 보니, 집안 온도가 미쳐있었다. 어쩐지 너무 덥더라........

바로 짐싸들고 시형이 들쳐업고 나갔다. 이 집에서는 더 있으면 앙대.... 땀이 줄줄줄...

구리 롯데백화점 8층에 미트 프레쉬인가 빙수 파는 가게가 있다.

지난번에 거기서 바나나 빙수를 무척 맛있게 먹었어서 오늘도 맛있겠지 하는 맘에 시켰는데

그 때랑 다른 맛의 바나나 빙수가 등장했다...ㅋㅋㅋㅋ 진짜로 맛이 달랐다!!!

코코넛 향이 너무 강해서 코코넛 별로 안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완전 별로였다ㅠㅠ

처음 먹던 날은 코코넛 향은 거의 안 나고 바나나킥 맛만 나서 이대로면 우리의 최애 빙수가 되겠다 싶었는데ㅠㅠ

   


아빠가 코니토이스 스윙점핑카를 사오셨던 때가 5월 어린이날 쯤이었으니 벌써 두달 반정도가 지났다.

그 때보단 시형이가 조금 더 컸기에 시소나 점핑카는 아직이어도 붕붕이는 좀 태워줘볼까 싶었다.

핸들 안쪽에 배터리 넣어서 버튼 누르면 노래랑 각각 소리들이 나오게 해줬더니 엄청 좋아한다.

근데 저 붕붕이가 좀 가볍다보니 시형이가 잡고 일어서다가 같이 잘 무너지곤 한다ㅠㅠ

   


붕붕카 통?이 커서 시형이를 태워놓으면 한쪽으로 살짝 쏠리곤 한다. 

혼자 태워놓고 딴 짓하면 안 될듯싶다. 아직 보행기만큼 시형이가 안전하게 막 탈 수는 없어보인다.

처음 가져왔을 때는 발가락이 거의 안 닿았었는데 이젠 제법 밀 수 있었다.

   


시형이가 기저귀를 업그레이드했다. 그동안 L사이즈를 썼었는데 배 부분이 너무 꽉 끼는 것 같았다.

여름이라 날도 너무 더운데 이렇게 꽉 낑기는 걸 입고 있는 시형이가 많이 불편해보였다.

하긴... 생리만 해도, 더운 여름날 생리대 차고 있는 게 얼마나 곤욕인지ㅠㅠ 이 엄마가 니 마음 잘 안다ㅠㅠ

한 단계 올려서 구매했는데 너무 크면 또 어쩌나 싶어서 샘플 식으로 3개정도만 들어있는 거 파는 걸 샀다.

신생아때부터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라인을 쭉 써왔고 0단계부터 쭉쭉 올라 5단계가 되었다.

5단계 XL사이즈는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단 크긴 했는데 배 부분이 너무 꽉 끼지 않아서 이걸로 바꾸기로 했다.

쓰고있단 L사이즈 다 쓰면 XL로 완전 갈아타기로 하고 주문하려고 하는데 얼마나 비싼지 모른다........

기저귀 단계가 올라갈 수록 기저귀 값이 진짜 어마무시해진다ㅠㅠ

암만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라인이 비싼 편에 속한 다고는 하지만 진짜 너무 하는 거 아니냐ㅠㅠ

쿠팡에서 싸게 사야 1장에 500원 정도고, 비싸게 파는 곳은 600원 가까이 된다. 휴ㅠㅠ

   

   

      

   

   

   


7월 29일 [+234일]

아이들에게 티비를 보여주는 게 좋지 않다고 한다. 나는 티비를 딱히 안 봐서 낮에 티비를 켜는 일이 거의 없다.

대신 가끔 보행기에 앉혀두고서 노트북으로 유투브 들어가서 [디즈니 30 Songs]을 틀어주곤한다.

그러면 디즈니의 명곡들이 나오고 영상도 움직인다. 시형이는 영혼을 뺏긴 채 구경하고, 나는 그 때 화장실에 간다!!


이건 비밀인데 시형이는 똥 쌀 때 입꼬리를 올린채 (살짝 웃는 느낌으로) 힘을 준다.

눈에 힘 뽝 주고, 입꼬리 쫙 올리고 가만히 묵직한 느낌을 주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너무 귀여운데 저러고 있으면 거의 백퍼 싸는거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마음의 준비를 한다.

   


이노무 자식이 몸 쓰는 자유를 알아버려서 자꾸 이것저것 위험한 건 다 하려고 한다.

장롱 손잡이를 잡고 싶어서 혼자 아둥바둥 하다가 결국 갸우뚱, 벽에 머리 콩! ㅋㅋㅋㅋㅋㅋ

서럽게 엉엉 울면서 나한테 기어온다. 그러고선 날 괴롭힌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형이의 엄마 괴롭히는 모습들.

머리카락 잡아 뜯기, 눈알파기, 코 꼬집기, 콧구멍 쑤시기, 입에 손 넣기, 얼굴에 침 흘리기.

   

   

   

   

   

   

   

   

   

   

   

   

   


힘껏 날 괴롭히며 짜부시키고서는 지쳐서 내 어깨에 폭 기대 누웠다.

시형이가 너무 예뻐서 안 컸으면 좋겠다 싶은 순간이 많다.

많이 커서 나한테 안기지 않으려 하면 어쩌찌 싶고, 지금처럼 엄마한테 폭 안겨주면 좋겠고 막 그렇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이 아쉽고 붙잡고만 싶다.

   



7월 30일 [+235일]

오늘도 오빠네 학교로 잠깐 더위 피해 도망나왔다.

학교 근처에 고씨네 카레라는 집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그냥 음 평타보다 살짝 상위 맛?이었다.

옛날 신도림 현대백화점 지하에서 팔던 에비꼬 카레였던가? 거기 진짜 존맛탱!!!!

마늘 후레이크 팍팍 넣어서 먹으면 그냥 막 입맛 팍팍 돈다 ㅎㅎㅎ

신도림 한번 가야되는디.... 가서 고리도 놀러가고, 현대백화점 가서 이것저것 다 사먹어야되는디!!


좁은 유모차 안에서 어찌 저리 요가 자세를 잘 하시는지....

가끔 시형이 자세 보면 "안 아프냐?!!" 싶다. 아가들은 정말 유연한 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월 31일 [+236일]

지독한 더위 속에서 주말에 잠깐 오빠네 학교에 들리는 것은 큰 행복이었다.

시형이도 편안해하고, 시형이가 잘 있어주니 내 맘도 편하고ㅠㅠ

시원하게 엄청난 비가 한번 쏟아줘주기를 기대해보고픈데 기상청 일기예뽀가 주구장창 틀리고 있다ㅠㅠ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하루하루가 다르게 늘고있다.

붕붕이가 너무 커서 타지도 못하던 녀석이, 붕붕카 앉혀주니 좋아했었던 게 며칠 전.

그리고 오늘은 붕붕이에 타서 직접 발로 (보행기 타듯) 밀고 이동했다. 

붕붕이가 좀 더 묵직하면 좋을텐데 시형이 무게에 앞뒤 뿐 아니라 방향 전환까지 되버린다.

가벼워서 아기가 움직이기에 더 편하긴 하겠지만 그렇기에 한쪽으로 더 잘 넘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크고, 할 줄 아는 것도 몸을 쓰는 것도 매일매일 더 늘어나고 있다.

그런 시형이가 너무 신기하고 예쁘다. 너무 예뻐서 행복하다.

근데 참 사람 마음이란 게 행복하기만 하진 않다.

너무나 행복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뭐 사소하게 비틀어지면 내 맘이 한도 끝도 없이 무너지곤 한다.


살다보면 항상 선택을 하게 되고,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늘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그나마 덜 후회할만한 선택을 하며 살자는 게 내 삶의 신념?같은 거였는데

그리 길진 않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돌아보니 크게 후회가 되는 일이 너무 많다.

이거 웃어야 되니 울어야 되니 웃프다는 얘기는 이럴 때 쓰는 말인듯ㅋㅋㅋㅋㅋㅋㅋ


육아 우울증, 육아 슬럼프 뭐 이런 단어에 얽매이고싶진 않다.

그냥 나라는 사람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거니까 그냥 요즘의 나는 이렇구나 하고 말아야지.

내 감정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유난 떨기 싫다. 사실 사치다.

내 새끼는 지금 이 순간도 너무 예쁘고, 나에게 큰 자유시간을 주지 않으니까.

나는 그저 하루하루 주어지는 시간들을 예쁘게 나아가는 데에 집중해야지.

그러다보면 또 맑게 개인 날들이 있겠지. 행복해서 죽겠다! 싶은 날도 있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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