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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들

12월의 시작

1.

편지를 보냈다. 내가 받은 편지들에 답장을 써야지 써야지 마음만 먹고 자리에 앉아 꾸준히 쓰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마음에 드는 편지지가 없어서 직접 편지지를 만드느냐고 시간이 더 걸린 것 같다.

내가 아끼던 일러스트 그림이 그려진 다이어리가 있다. 참 예쁜데 지난 다이어리라 쓸 수는 없는 거라 아까웠다.

그 다이어리를 한장 한장 잘라서 뒷면에 편지지로 쓸 수 있는 종이를 붙이고, 편지를 썼다.

다 쓰고보니 편지지가 빳빳한데 사이즈가 커서 일반 봉투나 카드 봉투에는 안들어감...;;;;;;

편지 봉투도 새로 만든다... 이러다보니 꽤 한참을 걸려서 완성하고 우체국에 다녀왔다.

   



2.

된장찌개가 먹고싶어서 된장찌개를 끓이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부추가 시들시들~

된장찌개에 부추를 넣어보면 어떨까했더니 별로일 것 같다는 신랑 말에 그렇다면 부추전 추가!

당근, 호박도 길게 썰어서 부추랑 같이 챱챱!! 나는 부침개 할 때나 생선을 구울때나 늘 부침가루+밀가루를 같이 쓰는데

이번에는 전분가루도 조금 같이 넣어봤다. 그래서인지 더 맛있었음...

낙지볶음이나 쭈꾸미볶음을 먹으러 가면 해물파전이 나오는 식당이 꽤 있는데 어쩜 딱 그 맛이었다. 이럴수가!!!

된장찌개가 예상보다 조금 짰다는 건 아쉽지만 넘나 맛있었다... 흐엉!!


또 한번은 신랑이 정말 오랜만에 회식을 하고 늦게 들어오면서 치킨을 가져왔고,

한밤중에 그 치킨을 먹다가 속이 된통 뒤집어져서 다음날까지 꺽꺽대다가..

그 다음날에서야 남은 치킨 (어떻게 치킨이 남을 수 있냐 싶긴하지만) 으로 치킨마요덮밥을 만들었다. 

냉장고에 들어있던 차가워진 치킨의 뼈와 살을 발라준다. 팬에 치킨을 뜨듯하게 좀 지져준다.

달걀 두개로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고, 양파를 썰어서 간장 소스와 함께 볶아준다.

그리고 밥 얹고 그 위에 차곡차곡 다 올려서 마요네즈 뿌리고, 김 썰어서 먹으면 완벽한 치킨 마요 덮밥~

   



3.

소중한 친구 지민으로부터 라준이 출산 선물을 받았다. 친정 언니의 마음으로 보내주는 거라는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엄마가 보고싶어지는 날이 많았고 괜히 아빠랑 통화하면서도 울컥울컥하기도 했다.

엄마가 계셨으면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몰라서 헤매지는 않을텐데.. 출산 후에 엄마 옆에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내 마음을 어찌 알고 친정 언니의 마음으로 이불을 선물해줬다. 이불 준비도 안해놓고 있었는데 정말 고마웠다.

담인이가 쓰는 이불과 같은 건데 이거 괜찮다며 보내준 지민. 직접 받으러 가야하는데 원주에서 속초가 꽤 멀다ㅠㅠ

만삭이라 멀리 외출하는 게 어렵다보니 직접 받으러 가지 못하고 결국 택배로... 흐엉...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

택배 받자마자 빨래 쫙 돌리고 해가 잘드는 어제 오늘 베란다 바깥에 널어놨다. 하얗고 깨끗한 이불. 기분 좋다.

지민, 고맙습니다. 라준이 포근하게 잘 재울게요. 정말로 많이 고마워요!!!



4.

지난 주말 효선샘네 다녀왔다. 서율이가 쓰던 물건들을 빌려주셨다. 

욕조, 모기장, 컬러모빌, 점퍼루, 놀이매트, 분유저장팩, 수온계, 배넷저고리, 손싸개 등등

그 외에도 책, 고구마, 김, 사과, 콩까지... 친정 집에 다녀온 기분이었다.

서율이는 못본새 얼마나 많이 컸는지 혼자서 몸을 움직이고 기어다니는 데 완전 반했다.

사람을 좋아하는지 낯선 나와 신랑을 보면서도 잘 웃고, 내게 바로 안길 때는 정말 심쿵...!!

신랑과 내가 결혼하기 전에 이천에 갔었으니 그 때가 5월말이나 6월쯤이었을건데

그 때 봤던 서율이는 아직 갓난쟁이같았는데 몇달새에 이번에 만난 서율이는 어린이같았다.

애기들은 어찌 이리 쑥쑥 자라는지 너무 신기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못본새 정말 예뻐져있었다. 

서율이가 지금 10개월로, 2015년 생이라서 12월에 태어날 라준이가 서율이랑 동갑이 되는건데

어릴 땐 개월수 차이가 크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동갑인데 동갑같지 않다...★ㅋㅋㅋ

서율아! 라준이 태어나면 동생처럼 잘 돌봐줘요~! 서율이랑 라준이랑 좋은 친구가 되면 좋겠다. 

효선샘으로부터 출산 정보, 육아 정보들을 얻으며 조언 가득 듣고 와서 더 좋았다. 

자연분만이 확실히 좋지만 꼭 자연분만을 해야된다고 너무 압박 받지는 말라는 그 말이 너무 좋았다.

알게모르게 나 스스로 자연분만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었는데 괜찮다고 토닥토닥 받은 기분.

효선, 과일청 음료 너무 맛있었어요. 초대해줘서 고마워요! 멀지 않아서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ㅎㅎ

그리고 예쁜 서율이가 쓰던 이 물건들 깨끗하게 잘 쓰고 다시 예쁘게 돌려주겠습니다! 다시한번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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