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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준일기

원주 수산후조리원 6박7일

1.

오랜만에 글을 쓴다.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블로그의 블자도 까먹을 것만 같다.

라준이는 (아, 시형이! 아직도 라준이랑 시형이를 섞어가며 부르곤한다... 데헷) 오늘로 70일이다.

출산후기 이후로 블로그가 조용해도 너무 조용했다. 마음은 계속 쓰고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도저히 없었다.

시형이 태어난지 30일 되던날도 블로그를 켜서 기록을 하다가 중도 포기했었고, 50일 되던날도 쓰다 중도포기했었다.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오니 초대장도 생겼다. 너무 기뻐ㅠㅠ

고로, 드디어 신랑을 블로그에 초대해서 함께 팀블로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하하하핳


2.

내가 갔던 곳은 원주에 있는 수 산후조리원이다. 출산 병원에 딸린 조리원이 있었지만 패쓰하고 조리원만 있는 곳으로 갔다.

병원과 함께있는 조리원의 장단점과 조리원만 있는 곳의 장단점을 따져봤다.

저렴하되 깨끗하면서 나쁜소문이 없는 곳, 지인들이 방 까지 들어오지 않는 곳 등등 여러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곳이었다.

어떤 조리원은 외출하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산모의 산후관리 때문이겠지 아마도?)

여기는 집에 가시면 외식 한번 하기 힘드니까 신랑이랑 다녀오시라고 해줘서 마음 편히 외출도 하고 그랬다.. 데헷!

산부인과와 연계되어 있지않고 단독 운영되는 곳이리 때문에 어떤 병원에서 출산하든지 입실 할 수 있다.

다만 병원 연계된 곳은 산부인과나 소아과가 함께 있는 경우가 많아서 진료를 보기 편하지만 여긴 그게 좀 불편할 수 있다.

수 산후조리원에 대한 후기를 정리해보려고한다. 인터넷 검색시 후기가 별로 안나와서 나도 좀 헤맸기에.. 


공간

5층과 6층으로 되어있어 두 층을 모두 쓰기때문에 무척 크다.

복합상가이다보니 다른 층에 가는 사람들도 같이 엘레베이터를 타는 게 좀 불편할 수도 있긴하다.

그치만 5층과 6층, 그니까 조리원 내부에 계단 있어서 굳이 엘베 안타고 다녀도 된다.

나는 이틀 정도는 걷는게 아직 불편하니 엘베탔고 나머지는 그냥 계단으로 다녔다.

5층에는 산모실, 식당, 상담실, 휴게실, 마사지실, 좌욕실이 있었고 내가 5층에서 이용한 곳은 식당과 마사지실 뿐이다.

6층에는 산모실, 휴게실, 면회실, 신생아실, 좌욕실, 사우나가 있는데 사우나 빼고 다 이용했다.

아무래도 신생아실이 6층에 있기 때문에 산모들을 대부분 6층으로 선 배정하고 만실일 경우에만 5층을 쓰게 하는 것 같다.

식당 왔다갔다 하면서 봤을때 5층에는 공실이 많았다.


* 산모실

산모실은 일반실,준특실,특실,VIP실로 되있다. 일반실과 준특실은 침대가 싱글이고 방이 좁다.

준특실이 일반실 보다는 화장실이 조금 넓고, 특실부터 퀸사이즈 침대가 있으며 쇼파도 있고,

개인용PC도 있고(어차피 난 노트북 사용했음), 방이 확 넓어진다. 휴게실에 공용PC가 있긴 하다.

VIP실은 특실과 똑같은데 방이 가장 넓다. VIP실은 1개밖에 없고 대부분 특실이나 준특실을 이용하는 것 같았다.

방마다 수유쿠션이 있고, 티비가 있다. 유축기는 사무실에 문의해서 대여하면 된다. 

산모복은 매일 주는 게 아니라서 필요할 때마다 신생아실 가서 달라고 하면 되는데 좀 귀찮긴 하다.

나는 어차피 6박 7일이기도 하고 조리원이 너무 더워서 방 안에서는 다 벗고 있거나 내복만 입고 있었어서

크게 불편함을 느끼진 못해서 조리원에 있는 기간동안 딱 한번 추가로 요청해서 갈아입었었다.


* 산모실-일반실

출산 후에 조리원에 갔는데 특실이 현재 꽉 차있어서 하루만 일반실을 사용하고 둘째날부터 특실로 옮겨준다고 했다.

물론 그에 따른 비용 절감도 아주 살짝 있었다. 일반실은 좁고 답답해서 아무래도 영 내키지 않았지만 어쩌겠오. 방이 없다는디!

싱글 침대이다 보니 신랑은 집에서 침구를 따로 가져와서 바닥에서 잤는데 좀 안쓰러웠다. 

조리원 바닥이 지글지글 끓다보니 더위를 못견뎌하는 상준에게는 정말 힘든 밤이었으리라! (병원에서도 힘들어했다..ㅋㅋㅋ)

무엇보다 화장실이 넘 작아서 씻으면 화장지가 다 물에 젖는 불상사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산모실-특실

그리고 둘째날 방을 옮겼다. 드디어 특실로! 확실히 넓고 쾌적했다. 화장실이 넓으니 샤워하는 것도 편했다.

침대에 커져서 같이 자게되어 지글지글 뜨거운 바닥에서 자지 않게 된 상준도 몹시 기뻐했다.

조리원에 들어가서 방 사진을 왜찍나 싶겠지만 내가 수 산후조리원에 대한 후기를 검색해봤을 때 딱히 후기가 별로 안나왔다.

그래서 아 내가 조리원 다녀온 뒤에 나는 후기를 좀 잘 써놓으면 다른 사람들이 도움이 좀 되려나 싶어서 찍어놨다.


* 식사

하루 세번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면 되고 간식은 방 앞으로 가져다주는데 이곳의 딱 하나 단점은 식당이 맛이 없다는 거다.

병원에서 2박 3일 있는 동안 먹은 병원 밥이 더 맛있었다고 느낄 정도로 맛은 영 별로였다.

식사 텀이 생각보다 너무 짧아서 힘들었다. 아침식사 8시, 점심식사 12시, 간식 3시, 저녁식사 5시, 간식 8시.. 두둥...!

사육 당하는 기분이었다. 조리원에 와있는데 생각보다 너어무 바빠!!!

때 되면 밥 먹으러 가야지, 좀 쉴까하면 수유콜오지, 3시간에 한번씩 유축도 해야하지,

프로그램 있으면 프로그램 들으러 가야지, 마사지 예약 시간 되면 마사지 받으러 가야지, 하루 2번 좌욕도 해야지.. 어휴!!

남편들도 간혹 같이 식당에 와서 밥 먹는 걸 보았으나 산모들만 가득한 곳에 굳이 울 신랑도 오라고 하고싶진 않았다.

식사를 신랑 꺼 추가할 경우 추가 비용이 있는데 아침,점심 6천원 저녁은 8천원이었던가? (기억에 의존한 거라 불확실)

그냥 주변에 상가라 먹을 곳 많으니 그 돈으로 나가서 사드시는 게 나을거라했다.


* 빨래 & 청소

빨래는 방마다 문앞에 있는 바구니에 전날 밤에 담아두면 매일 아침 가져가서 오후면 가져다준다. 이거 최고!!!

어떻게 이렇게 빨래가 빨리 되는거지? 넘 신기... 부럽... 우리집도 이렇게 빨리 되면 좋겠다.

청소는 일주일에 이틀 빼고 매일 해준다. 산모가 방에 없어도 청소를 해주신다.

내가 프로그램에 가있거나 마사지를 받고왔는데 방이 엄청 깨끗... 정리가 싹 되있어서 놀랐었닼ㅋㅋㅋㅋ


*신생아실

6층에 있고 아주 크다. 전체 유리로 되어있는 곳에 아가들이 바구니에 담겨져 있는데.. 넘 귀엽..ㅠㅠ 씹덕사..ㅠㅠ

많은 아기들 중에 울 애기를 찾고는 했다. 다 누워있어서 갸가 갼지 갸가 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 8시부터 아침 10시였나 11시까지는 커튼으로 유리를 다 가려서 아기를 볼 수 없다.

근디 어차피 수유하러가면 볼 수 있고 모자동실해도 볼 수 있으니까 딱히 불편하다고 느끼진 않았다.

신생아실 간호사샘들이 다 친절했고, 특히 실장님이 아기를 잘 봐주셔서 안심이었다.

시형이는 황달끼가 제법 심한편이었어서 더 신경쓰였었는데 세세하게 알려주셔서 그나마 걱정이 덜했다. (엄청 걱정했음ㅋ)


* 수유실 & 모자동실

6층 신생아실 옆에 있다. 방에 있으면 신생아실에서 수유콜을 해준다. 그러면 수유실로 가서 수유하면 된다.

너무 꽉 차서 자리가 없으면 방으로 데려가서 수유해도 되는데 나는 수유실이 비었어도 방으로 데려와서 했었다.

아... 뭔가... 부끄러웡............ 하하핳핳하하... 

원할 때 언제든지 모자동실이 가능한데 기저귀는 방에서 갈지 말라고 하더라. 왜지?

여튼 모자동실을 하면 신랑도 아기를 안아볼 수 있어서 나는 수유할 때 거의 매번 방에 데려와서 했고

그 때마다 신랑이 아기를 가까이서 보거나 분유 수유를 직접 해보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무서워서 안는 것도 벌벌 떨던 상준이...ㅋㅋㅋㅋㅋ


* 면회실

6층에 신생아실이 있다보니 면회실도 6층에 있는데, 조리원은 남편만 출입이 가능해서

남편 이외에 다른 가족이나 지인들은 면회실이나 접견실까지만 올 수 있었다.

면회실 앞에 있는 유리창에서 콜을 하고 산모 이름을 대면 아가를 데리고 와서 보여준다.

토요일, 일요일만 되면 면회실 앞이랑 접견실이 바글바글...ㅋㅋㅋ

(사진은.. 조리원에 손님이 오셨을 때 면회실 유리창으로 본 시형이ㅋㅋㅋ쭈글쭈글ㅋㅋㅋㅋㅋ)



* 좌욕실

방에 화장실마다 있거다 이런게 아니라 공동으로 쓰는 좌욕실이 각 층마다 1개씩 있다.

좌욕기가 1개밖에 없어서 처음엔 아 혹시 산모들이랑 겹치면 어쩐지 민망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6박 7일동안 하루 두번, 세번씩 갔는데도 단 한번도 다른 산모를 마주친적이 없었다.

뭐야? 나만 하고 있는건가? 다들 언제 하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마사지

2주 예약을 하게되면 기본 마사지 서비스로 전신관리 1회, 얼굴관리 2회, 가슴마사지 1회를 받을 수 있다.

나는 1주 예약이어서 기본 마사지 서비스로 얼굴관리 1회, 가슴마사지 1회를 받을 수 있었다.

추가 비용을 내면 스케쥴 잡아서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기본 서비스에 전신 관리가 없는 나는 전신 마사지를 추가해서 받았다.

이걸 해야 붓기가 잘 빠진다며...? 그래서 전신 마사지 한번 받아보고자 해봤는데 넘나 시원..!!!

출산 직후의 산모들이기 때문에 세게 마사지 할 수 있는게 아니고 경혈 마사지라는게 하는 도중보다도

하고 난 이후에 시원함이 오는 거라고 하던데 나는 받는 동안도 너무 좋았고 받고 난 후에도 확실히 개운했다.

너무너무 좋아서 추가해서 전신(경혈)마사지를 총 2번했다. 1회 추가할 때 비용은 7만원이었던 듯.

가슴 마사지는 조리원에 가서 바로 다음날인가 받았던 것 같다. 아직 젖이 안돌아서 유축도 못하고 있었을 때였다.

가슴마사지 받고나니 오오 정말 기적처럼 젖이 나와...? 신기... 어색... 낯설... 이상...

가슴마사지는 조올라 아팠다. 막 꼬집는데 진짜 악! 소리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굴 관리는 음... 어... 1회만 해서 그런건지 뭐 전혀... 아무 생각 없음...;;;

여튼 마사지 2번 받고나서 나는 붓기가 진짜 거의 다 빠졌다. 1회만 받았을 때도 거의 붓기는 다 빠졌었다.

적은 횟수로도 붓기가 금방 빠지는 나같은 사람도 있고, 여러번 해도 붓기가 잘 안 빠지는 사람도 있다더라.

조리원 식당에서 산모들 수다떨 때 가장 많이 나온 이슈는 마사지 시간이 각각 다르냐는거였다.

전신 마사지 기준, 누구는 45분 이라고 하고 누구는 35분 했다고 하고,

또 누구는 팔은 안했다고 하고, 누구는 배를 대충했다고 하고...

나는 딱히 불만 없어서 그냥 듣고만 있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퇴실 선물

퇴실할 때 매일이나 남양에서 나오는 출산 축하 선물을 준다. 조리원 내에서 아기들마다 먹는 분유가 다 다르다.

그 이유는 아가가 병원에서 먹던 분유를 그대로 조리원에서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분유를 갑자기 바꿀 수 없으니 처음 먹은 그 분유로 이어가는 그런 거라고.

그래서 조리원 퇴실 할 때도 조리원에서 먹던 분유로 선물 해주더라. 젖병도 있었고, 이런저럼 샘플들도 있었다.

식당에서 산모들 얘기를 들어보니 주수에 따라 선물이 다르다고 한다. 


* 프로그램

요일별로 오전, 오후에 운영된다. 신생아 마사지, 모빌만들기, 모유수유교육, 목욕교육, 요가, 한의사 진료 등이 있다.

2주 있게되면 이것저것 많은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었을텐데 아무래도 6박 7일이다보니 못듣는 게 더 많았다.

나는 모유수유 교육을 두번 들었다. 하나는 매일우유(?)회사였고 하나는 아이통곡 원주점 원장님이었다.

매일에서 온 교육은 모유수유에 대한 찬사 같은 교육이었고 결국 마지막엔 매일꺼 드시라는...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고 재밌었던 느낌만 남아있다. 꽤 많은 산모들이 들으러 내려오더라.

예전에 보건소에서 열렸던 모유수유 교육에서 들었던 내용이랑 비슷해서 모르는 걸 깨닫게 된 건 거의 없었다.

아이통곡 원장님 시간에는 교육?보다도 뭔가 질의 응답 형식으로 이루어져서 더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다른 산모의 질문에 나도 꿀팁을 얻게 되기도 하고 나도 질문 하기도 하면서 꽤 유익한 시간이었던 듯?

연계된 스튜디오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신생아 촬영을 해서 산모들에게 문자로 보내주는데

나는 하필이면 조리원에 들어가는 날이 금요일이었고, 나오는 날이 목요일 오전이어서 결국 못했다는...

아쉽다 이게 젤 아쉽다!!! 근데 식당에서 산모들 얘기 들어보면 정말 안 예쁘게 찍어준다더라.

연계된 곳에서 이런 걸 하는 이유는 예쁘면 우리 스튜디오에서 성장 앨범 계약 하라는? 의미라고 할까.

일종의 뽐뿌 오게 만드는 그런건데 뽐뿌가 안온다더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인터넷을 열심히 헤매다보니 수 산후조리원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는 얘기를 봤고 출산 전에 미리 가서 상담을 받았었다.

구체적인 금액을 적어도 될지 모르겠네.. 어떤 병원은 2주에 240만원씩 한다던데 이 곳은 특실로 해도 2주에 200만원이 안된다.

그래서 우린 특실로 2주를 예약했었는데 출산 한달 전쯤 조리원에 전화해서 2주를 1주로 변경했다.

비교적 저렴한 편이라고는 해도 200만원을 2주만에 뚝딱 쓰는게 영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주로 변경해서 100만원정도였고 산후도우미(출산 산후 산모 아기 건강관리사) 서비스를 3주 이용하기로 했다.

소득이 낮다보니 정부 지원에 해당되서 정부 지원 2주, 사설 업체 1주로 해서 총 3주로.


4. 

미역국은 벌써 질리기 시작했다. 물론 평소에도 미역국을 좋아하지 않았다.

생일날도 안 먹는 미역국을 삼시세끼 먹으려니 죽을맛이었다. 미끄럽고 밍숭생숭한 미역국... 하...

그래서 조리원 탈출!! 수 산후조리원이 있는 곳은 상가가 무척 많다.

영화관도 있고, 가게도 많고, 식당도 많고 커피집도 많다. 우리 동네였으면 좋겠다. 맨날 나가서 커피 사먹고 돌아댕기게..

뭐 먹을까 너무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구경했다. 사실 출산 직후부터 정말 입맛이 뚝 떨어져서 이상했다.

임신 기간동안 그렇게 많이 (쳐)먹던 내가 맞나 싶을정도로 아무것도 먹고싶지도 않고 배도 안고팠다.

아기랑 함께 고깃집에 가는 건 한동안 힘들거니까 고기를 먹기로 결정하고 근처 마포갈매기에 가서 냠냠 챱챱.

   



5.

유축은 신세계였다. 내 가슴에서 젖이 나오다니...!!!!!!!!!!!! 음메~~~~~~~!!!

초유는 엄청 노랗다는 공부를 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 샛노란 병아리 같은 색깔이 나왔다.

색깔은 며칠 지나니까 점점 옅어졌다. 흔히 아는 하얀빛의 우유색깔로 서서히 변했다.

초유는 아무리 우리 과학이 발전했다 해도 도저히 초유의 성분을 구현해낼 수가 없다고한다.

비스무레한 성분들을 담아서 영양분은 있기는 하지만, 어떤 것도 초유만큼 좋은 건 없댄다.

인간의 몸이 참 신기해. 모유는 하얀 피라고 한다. 피랑 똑같은데 적혈구가 없는 거랬나...? 기억이 가물가물.

그렇다보니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은 뒤돌아서면 배고프고 뒤돌아서면 배고프다고한다.

처음에는 20~30ml 정도밖에 안나오더니 하면 할수록 점점 양이 늘었다.

40ml, 60ml, 80ml, 120ml 이렇게 할때마다 느는데 정말 신기하고 이상했다.

한쪽당 5분씩 번갈아가면서 3회. 그니까 한쪽당 15분정도를 하면 된다는데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다.

아니 다 떠나서 정말 너무 귀찮다. 모유수유 교육을 들었을 때 3시간에 한번씩 유축을 열심히 해서 젖양이 는다고 들었다.

낮에는 열심히 하는데 밤에는 아무래도 쓰러져 자기 바빠서 3시간 텀을 넘겨버리고는 했는데 그러면 젖이 차서 가슴이 아팠다.

아,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임신 막달에 배 때문에 잠 자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자는게 정말 너무 행복했다ㅠㅠ

배도 안 무겁고 허리도 안 아프고, 무엇보다... 엎드려 잘 수 있어!!!!!!!!!!! 개행복~

   

   

   

   

   

   



6.

신랑이 처음으로 시형이를 안아봤다. 너무 작아 부서질 것만 같아 무서워 하던 신랑ㅋㅋㅋㅋㅋㅋㅋ

조리원이 너무 더워서 반팔에 반바지 입고 지냈는데 밑에 아무것도 안 입은 것 같네? 부끄럽댜.

저 어설픈 손목과 까치발ㅋㅋㅋㅋㅋㅋㅋㅋ집중해서 튀어나온 입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하루에 한 번정도씩 며칠 안아보니 이제야 조금 익숙해진 남자...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오랜만에 이 사진 보니까 우리 시형이 정말 조그만했구나~~~ 아아아 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

   



8.

조리원에서는 신생아실에서 다 해주고 나는 수유할 때 안아보는 게 전부라서 몸을 본적은 없었다.

사실 너무너무 궁금했다. 우리 애기 몸을 보고싶었지만 괜히 무서워서 참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 얼굴이 푸석푸석하고 눈은 초점 없이 흐리멍텅하고 황달끼가 제법 올라와서 노오랗게 뜬 시형이.

나는 못난 엄마인지 시형이가 찡그리고 있는 사진이 너무 귀엽고 좋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9.

쪼그만게 작은 입을 오물오물 거리면서 젖병을 쮸왑쮸왑 하면서 빠는데 진짜 너무 예뻤다.

배가 고픈지 입을 쩌억쩌억 벌리는 모습은 마치 아기새 같았고, 뽀뽀하고싶은 거 참느냐고 죽는줄.

먹다 말고 잠이 드는지 조용~ 잠잠~ 귀를 만지고 머리도 쓰다듬고 발을 만져서 깨워보라는데 만지기 무서워요ㅠㅠ

너무 애기애기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정말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궁댕이도 때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림은 또 어떻게 시키는건지 어찌나 어려운지 암만 세워서 두들겨봐도 소식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신생아 트림, 아기 트림 소리] 등등 엄청 검색해봤다. 

너무 충격적이었던 게 아기들 트림소리도 어른 트림 소리처럼 무척 크게 꺼억~ 한다는 거였다.

나는 혹시나 트림 소리가 너무 작아서 내가 못들은건 아닐까 싶었는데 아니었구나~ 아직 안한거였구나~

모자동실 하면서 수유하고 다시 신생아실에 데려다주려고 수유실에 들어갔는데 다른 산모가 애기 트림을 시키고 있었는다.

나 뿐 아니라 다른 산모들도 애기 트림 시키기에 무척 애 먹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시원하게 끄억~ 하고 트림에 성공했다. 완전 놀라고 귀여웠다... (애기 트림소리 처음 들음..;;)

   

   

   



10.

아가들은 하루하루 얼굴이 달라진다던데 웬지 정말 그런 것만 같고.. 하루하루 볼때마다 조금씩 더 포동포동해져있는 것 같고..

또렷해지는 것 같고... 너무너무 예뻐지는 것같아서... 매일매일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철딱서니 없어 보여도 어쩔 수 없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고 빨고 안한게 그나마 다행ㅋㅋㅋㅋㅋㅋ

   

   

   

   



11.

조리원에서 친해진 언니 두명이 있는데 언니들도 아가 몸이 너무 궁금해서 모자동실 하면서 속싸개를 풀어봤다고 했다.

심지어 한 언니는 기저귀도 갈아봤다고.... 우오오오오 언니 대단하다........ 나는 기저귀도 갈 줄 모르는뎋ㅎㅎㅎ

속싸개를 풀어주니까 손발을 바둥바둥거리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죽을뻔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나도 해볼까 싶었다.

그치만 다시 싸맬 줄을 몰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꺼내봤다가 울거나 그러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아서... 헿...

모자동실 하며 방으로 데려오면 신랑이 "우리 애긴 순한 것 같아. 울지를 않아." 라고 했다. 

신생아실에서 애가 울면서 깼으니까 수유콜을 한거고 맘마를 먹어서 기분이 좋으니까 안 우는 건데~ 바보~

이제와 얘기하는 거지만 저 때의 라준이는 순한 편이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라준이는 정말이지.. 음.. 데빌 데빌ㅋ

   

   

   

   



12.

아주 가끔 배넷짓으로 웃음 지어 보이면 오빠랑 나랑 둘이서 호들갑 호들갑 그런 호들갑을 떨 수가 없었다.

"웃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채기도 하고 하품도 하고... 이 조그만 몸으로 뭘 그렇게 해대는지 너무 신기했다.

초점 따위 없는 거 알면서도 웬지 보일 것만 같고, 아직 귀가 안 트였다는 거 알면서도 웬지 들릴 것만 같았다.


13.

조리원 나오고 집에서 산후도우미 이모님 3주동안은 그나마 사람답게 살았다.

도우미 이모님이 오시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적어도 낮에는 푹 잘 수 있었으니까... (물론 밤에는 헬이었음!)

조리원 1주, 도우미 3주까지 총 한달이 끝나고 나서부터는 정말 폐인처럼 지내고있다.

시형이 잘 때 자고, 시형이 깨면 기저귀갈고 젖먹이고 재우고...

우리 애긴 밤낮이 바뀌어서 새벽에 안자기 위해 용을 쓴다! 아침이 밝아오면 그 때서야 쿨쿨 아주 깊은 잠을 주무신다.

아침 점심은 거르는 게 일상이고 저녁에 그나마 신랑 오면 한끼 먹을까 말까한다.

새벽에 안자면 나는 졸면서 애기 보느냐고 너무 서글프고 속상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 작은 녀석에게 화도 난다.

그래도 한번씩 웃어주고 옹알이 해주면 스르륵 다 녹아버려서 미안해 미안해 새벽에 혼내서 미안해 하며 울고는 한다.


14.

조리원 후기는 여기까지하고, 집에 온 이후부터의 포스팅은 다음번에 해야겠다. 

사실 여전히 블로그 할 정신따위 없긴 한데 계속 포스팅을 하고싶어서 마음속에 남아있었다..ㅠㅠ

그리하여 오늘은 시형이 재워놓고 졸린 눈 비벼가며 포스팅했다.

쓰다가 깨면 쭈주 물리고 또 재우고 쓰고... 시형이 잘 때 안잤다고 신랑한테 혼나겠다... 헤헿*_*

이 다음 포스팅은 또 얼마 후가 될지 기약할 수 없지만 최대한 빨리 지금까지의 일상을 올리고 싶다.

시형이 잘 때에 나도 잤어야 하는데 오늘은 실패다! 그래도 글 하나 남겼으니 뿌듯하고 좋다. 

우리 애기가 또 깨려고 한다... ㄷㄷ... 열심히 함께 하고있는 우리 상준! 우리 조금 더 힘내자!! 아자뵤!!!

아래부터는 조리원에있는 6박7일 동안에 열심히 찍어댄 고슴도치 엄마의 라준라준한 우리 애기 사진들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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