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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준일기

36주 마지막날 / 출산 준비 / 산후도우미 신청

1.

지선샘으로부터 육아용품 선물을 잔뜩 받았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ㅠㅠ

세인이가 쓰던 아기침대부터 바운서, 범보의자, 엄청 많은 내복, 모자, 손싸개, 속싸개, 가제 손수건, 크림, 패드, 모빌.. 등등!!!

우리는 주변에 물려 받을 곳이 너무 없어서 다 사야하나 우울했는데 진짜 구원 받은 기분이었다!!

특히 아기침대랑 바운서는 대여하려고 계획했던 목록 중에 하나였는데 우와 최고다 진짜!!

직접 받으러 가야했는데 우리 차가 소형이라 우리 차에는 안 실릴 것 같다는 지선샘 말씀에 직접 받으러 가지도 못했다ㅠㅠ

그리고 운 좋게도 원주에 회의가 있어서 오던 JP 편으로 받았다. 번거로웠을텐데.. JP에게도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

지선샘께 받은 물품들 중 아가 옷감들은 빨래해서 널어놨고, 아기 침대는 조만간 신랑이 설치해주겠다고 했다.

우리 라준이가 깨끗하게 잘 써서 다시 필요하시게 되면 다시 돌려드리거나,

혹은 필요없으시다고 하면 우리도 다른 아가들에게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헤헿.

내복도 별로 없고 해서 진짜 막막했는데 이렇게 큰 선물... 큰 마음!!! 정말 고맙습니다!!!

아기 침대는 조립하면 이런 모양이 나올거라고 보내주신 사진도 잘 참고해서 예쁘게 조립해볼게요!!

정말 진짜, 진짜로~~~ 예쁘게 잘 쓰겠습니다!! 감사해요 :-)



2.

출산 가방을 미리 싸뒀다. 우리 라준이가 언제 뽕~ 하고 나올지 모르니 이제 슬슬 마음의 준비를...!!

37주 전까지는 조산이라고 하고, 37주부터 40주까지를 순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보통 36주면 미리 출산 가방을 싸둔다고 들어서 나도 서둘러 준비했다.

병원과 조리원에서 가져오라고 한 것들 챙기고 그 외에 필요한 것들도 적어보니, 생각보다 많더라.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용 캐리어 가방에 출산 가방을 싸서 가는거구나 싶었다.

우리 집은 여행용 캐리어도 없고, 그렇게 큰 가방도 없다보니 커다란 코스트코 쇼핑백에 담았다. 아주 튼튼하구나!

우선 목록을 적고, 하나하나 빨간펜으로 줄 그어가면서 미리 챙길만한 것들은 차곡차곡 담았다.

그동안 써야하니까 헤어 드라이어, 핸드폰 충전기 같은 것들은 당일날 급하게 넣어서 바로 가면 되겠다.

출산 가방을 싸다보니 이제 정말 코앞에 다가왔구나 싶다. 두근두근...!!!

목록을 적은 종이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가방 끈에 붙여놨다.

혹시나 갑자기 진통이 오거나 해서 내가 급하게 못챙기더라도 신랑이 이거 보고 챙겨올 수 있을 거다.



3.

정부지원 산후도우미를 신청했다. 건강보험료 기준에 해당이 되기에 신청 할 수 있었다.

보건소에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신청하려고 한다고 하니 잘 설명해주셨고 이것저것 서류를 챙겨서 신청했다.

다만 원주에는 바우처 가능한 업체가 1곳밖에 없어서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부족한 그런 상황?

12월 말에는 가능할 것 같다고, 그 전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12월 중순쯤 산후도우미 서비스가 필요한 우리는 좌절... 그래도 일단 혹시 그 때가서 될 지도 모르니까 신청...

만약 원하는 날짜에 할 수 없게 되어 취소하게 되면 환불처리가 가능하다고 하니까! 

만약 내가 아이를 12월 중순에 낳았는데, 산후도우미를 12월 말이 되서야 받을 수 있다면 중순부터 말까지는 어찌해야하나..?

그렇게 되면 울며 겨자먹기로 사설 업체 이용을 해야할 것 같다. 친정이나 시댁의 산후 조리 도움을 받기가 어렵기에..

아무래도 산후도우미라는 게, 집에 와서 당장 어찌 할 줄을 모르니 도움 받으려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참 아쉽고 속상한 일이다. 받을 수 있는 자격 조건이 되는데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니!! 어휴...

   



4.

신랑과 나는 구글 독스로 많이 소통하는 편이다. 결혼준비도 그랬고, 출산용품 준비도 그렇게 하고 있다.

내가 집에서 구글 독스에 기록해두면 신랑이 어디서든 볼 수 있으니까 참 편리하고 좋다.

둘이 같이 수정할 수도 있고 엑셀처럼 편리하니까 다루기도 참 쉽다. 출산 준비물 리스트로 쫙쫙쫙! 정리!

생각보다 준비할 게 많고 뭐가 뭔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저기 잘 알아보고 육아 선배들 도움을 받아서 기록했다.

[전체 목록 / 미리 구매할 목록 / 조리원에서 준비할 목록 / 2개월에서 3개월에 구매 예정인 목록 / 구매 미정인 목록]

나는 요렇게 정리했다. 최초 기록 이후에 꾸준히 수정해가며 준비해가고 있다.


마지막 시트는 [상준 미션♥] 목록이 적힌 시트인데, 내가 출산하러 분만실에 가면 신랑이 해야할 일을 적어뒀다.

신랑은 이 구글 독스에 자주 안들어오고 출산 준비는 주로 내가 했기 때문에 출산 전까지 안들어오실 줄 알았다.

그래서 분만 당일에 병원에서 "자기야 출산용품 구글 좀 봐요~" 라고 하려고 미리 기록하고 편지를 적어놨다.

그런데 어쩐일로 이 편지와 리스트를 벌써 보셨다눙ㅋㅋㅋㅋㅋㅋㅋ


편지 아래에는 내가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 그리고 조리원에 있을 1주일 동안 신랑이 해줄 목록을 잘 정리했다.

사소한 거부터 중요한 거 까지 내가 정신없이 잘 챙기지 못해도 오빠가 알아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미리 확인하셨다고 하니 문제가 될 만한건 미리 내게 물어보실테니까 나는 출산하러 가는 게 걱정이 없다~

내 성격 때문이겠지? 무척 허술하고 엉망인 나지만서도 뭔가 큰 일을 앞두고는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놓는 편이라 그런지.

남들은 넋놓고 있다가 출산하러 간다던데 나는 한참 미리 전부터 출산용품 준비부터 출산 후 신랑 준비까지 해놓았다.

이제 나는 하루하루 라준이가 나올 날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열심히 운동도 하고 있고, 잘 먹고 있기도 하다.

이번주 토요일이 검진 날인데 라준이가 얼마나 컸을지, 몸무게가 많이 늘었을지 궁금하다. 얼른 만나고 싶어 라준아 :-)


   

   



5.

라준이는 태동이 많지는 않지만 할 때는 세게 차는 편이다. 갈비뼈가 욱!! 하고 아플만큼 뽈록하게 배가 올라오곤 한다.

참 신기하다. 내 배가 꿀렁꿀렁 뽈록 올라오는 게 눈에 보인다니, 임신은 참 신기하고 신비롭다.

라준이를 낳은 이후에도 가끔은 이 태동이 그리울 것 같기도 하다.

라준이는 깍쟁이인건지 동영상이라도 찍어볼라 하면 바로 멈춘다. 신랑이 만지려고 해도 멈춘다.

아가들은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를 더 좋아해서 아빠 목소리를 더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이상하다.

인터넷 찾아보니 중저음의 목소리가 좋아서 더 잘 들으려고 멈추는 거라는 얘기도 있고, 낯설어서라는 얘기도 있다.

뭐 어떤 이유든 귀여워!!! ㅋㅋㅋㅋ 울 오빠도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라준이 용품 중 손빨래 해놔야 되는 것들을 미리 직접 해보겠다고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달라고 하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자려고 불 끄고 누웠고, 오빤 먼저 코를 골고 있었다. 내가 누워 자는 게 불편하다보니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뒤척이며 몸을 반대쪽으로 돌렸는데 신랑이 잠결에 내 배를 만지면서 "라준아 사랑해, 라연이도 사랑해." 라고 했다.

그게 참 예뻐서 괜시리 울컥했다. 이 사람은 잠결에도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거나 사랑한다고 얘기하고는 한다.

잠결에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무의식 속에서도 나를 사랑하는구나 라는 게 깊이 느껴져서 참으로 행복하다.

   

의사선생님이 나는 양수가 꽤 적은 편이라서 배가 많이 안 나온 거라고 했다. 양수가 많으면 배도 더 많이 나온다더라.

배가 남들에 비하면 작은 편이지만도 잠 자는 건 정말 숨이 막히게 불편하고 힘이 든다.

자는 게 자는 게 아니다. 자세 하나하나가 불편하고 힘들고, 숨이 턱턱 막혀온다. 잘 자고 싶다. 한 번만~~!!

오빤 진짜 웃기다. 라준이에게 나올 날짜까지 정확하게 지정해주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요즘은 튼살 크림을 발라주면서 배를 만지면서 "라준이 12월 4일이나 5일날 뽕~ 하고 나와!" 라고 한다.

라준이가 잘 듣고 신랑 말대로 하려나 모르겠지만... 나도 울 라준이가 12월 초에 뽕! 하고 나와주길 바란다.

아기들도 나와도 된다고 얘기한다고 바로 뽕! 하고 나올 수 있는게 아니라 아가 입장에서도 나올 준비를 해야한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어서 요즘은 라준아 이제 라준이 마음 내킬 때 나와도 괜찮아~ 하고 얘기해준다.

의사선생님이 유도 분만을 해야할 것 같다고 하셨지만 자연 진통으로 낳고 싶다. 그래서 열심히 걷고 몸쓰며 운동하는 요즘.

제왕절개 수술 만큼은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고, 유도도 최대한 피하고 싶다...ㅠㅠ

자연 진통으로 자연 분만 할 수 있기를!!! 라준아!!! 우리 그러자!! 응응? 이제 뽕! 하고 나오고 싶을 때 나와!!

라준이가 라준이 힘으로 나오자!! 할 수 있지? 엄마도 노력할게요!! 싸랑해요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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