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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준일기

36주 하루 앞두고

1.

몸이 정말 힘들다. 하루하루 다르게 힘들다. 힘들다. 말고는 표현이 어렵게 힘들다.

허리 아픈 건 기본이고 치골통이라고 한다더라.. 아래 부분이 시리듯 아프고, 골반도 아프고... 으어...

임신 35주를 끝내고 이제 내일이면 36주에 들어간다.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

어제는 밤새 배가 아파서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했다. 잠은 잠대로 헤롱헤롱 배뭉침은 계속 있고.. 괴롭다.


2.

지난주 병원 정기 검진 날, 흉부 엑스레이와 심전도 검사를 했다. 막달에 만삭이라 검사가 많다.

아, 그 전주에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는 특별히 이상 없댄다. B형 간염 항체가 없다는 게 좀 이슈였는데.

임신 초기 혈액 검사에서는 항체가 있다고 나왔었던 관계로 나중에 출산 후에 다시 검사 해보기로 했다.

간혹 임신 막달에 항체가 없는 걸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고... 뭐야 뭐야~ 왜 없어졌오~~

빈혈도 없고 엥간한건 정상인데 당 수치가 살짝 있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닌지 따로 말씀 많이 안 하셨다.

임신 35주 이후인가에나 임신 막달 흉부 엑스레이는 폐랑 갈비뼈를 보는 거라고 하는데 그것도 정상~ 

임산부들이 엑스레이 찍는 걸 꺼려하는데, 방사선이 태아에게 영향을 끼칠까 하는 우려 때문이라고.

일단 가슴 바로 아래에 납(?) 같은 여튼 무거운 거를 배에 두르고 찍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으니 걱정 말라더라.

사실 엑스레이로부터 나오는 방사능 양은 아주아주 미세해서 이걸 수천번 찍어야 조금의 영향이 갈까 말까 한다더라.

난 그걸 걱정한 건 아니었고, 이게 필수인가 꼭 해야하나가 의문이였다. 어느 병원은 안 한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우리 병원 전화해서 이거 필수 아니면 안 찍고 싶다고 했더니 필수라고 꼭 찍으셔야 한다고.. 힝.. 네ㅠㅠ

가슴 엑스레이 당연히 정상일 거라고 예상했다. 아주 초스피드로 찍고, "정상이요" 네.. 끝.


3.

이제는 병원에 한달이 아니라 2주에 한번씩 간다. 고로 지난주에 정기 검진 날 2주만에 라준 초음파를 봤다.

35주 2일 되던 날이었고 라준이 몸무게는 2.3~2.4kg 정도로 평균 정상 수치라고 했다.

다만 배, 다리 길이 등등을 재봤을 때 1주에서 2주 정도가 작은 편인데, 의사선생님 말로는 아기가 슬슬 안크려고 하고 있댄다.

무슨 말인가 잘 이해가 안되서 집 와서 인터넷 찾아보니 아기들이 잘 안크는 경우는 정말 여러가지 원인이 있고

확실한 어떤 이유를 들 수는 없고 뱃 속에서 아기가 너무 안 크는 경우에는 예정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분만하기도 한댄다.

또 하나의 문제는 양수의 양이 너무 적은 편이라는 건데, 초음파로 봤을 때 내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양수가 없어보였다.

라준이 다리 있는 쪽에만 좀 양수가 있고 엉덩이며 머리가 있는 부분엔 확실히 양수가 적었다. 

이 날 태동검사에서도 태동이 잘 잡히지 않아서 아기가 잘 안 노는 것 같다고 집에서는 잘 노느냐고 하셨는데

확실히 33주 정도부터는 태동이 훅 줄어서 불안해했던 내가 떠올랐고 이는 아마 양수 때문일 수도 있댄다.

양수가 많아야 아기가 신나게 놀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양수는 내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태아가 만드는 거라고 한다.

아기가 오줌도 싸고 뭐 그러면서 양수가 생기는 건데 엄마가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다... 난 그저 물을 많이 마셔야할 뿐.

양수가 너무 적은 편인데다가 아기가 잘 안크려고 하기 시작해서 수술을 해야 될 확률이 높다고 하셨다.

심장이 철렁했다. 나는 너무 당연히 내가 자연분만까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게 뭐여ㅠㅠ

원래 예정일은 12월 중순인 16일이지만 12월 초에 유도를 하는 걸로 고민해보자고 하셨다.

유도분만을 해보는 이유는 유도촉진제로 인해 진통이 오게해서 자연 분만을 시도해보려는 노력이라고 하셨다.

물론 유도분만에 실패하면 제왕절개 하는거라고... 인터넷 찾아보니 유도 실패 확률이 무척 높댄다.

유도를 해볼 건지 아니면 바로 수술을 할건지 2주 뒤에 정기 검진 받으러 오면서 결정하자고 하셨다.


4.

사실 유도 분만도 결국에는 촉진제를 사용하는 거라 자연 진통이 아니라는 게 마음이 아프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라준이와 만나고 싶었는데 이게 뭔 날벼락~

자연 분만을 해야 아이가 더 건강하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다.

엄마의 산도를 거쳐 나오는 동안 아기 피부와 몸은 더 많은 자극을 받게 되니까 그게 영향이 크다고 했다.

수술이나 유도나 결국 외부의 자극을 줘야하는 자연 진통으로 낳는 게 아니니까

산모들이 그냥 수술을 선택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일단 나는 바로 수술을 하는 걸로 결정할 일은 없다.

어차피 둘다 외부 자극이라면 낳는 순간 만이라도 내 힘이 조금이라도 더 들어갔으면 좋겠다.


5.

뭐 여튼 유도 분만을 하기로 결정이 땅땅땅 될 경우, 라준이는 예정일 보다 2주 정도 빨리 나오게 될 거다.

그래서 요즘은 라준이 키우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몸무게 팍팍 늘어라 우리 아가!

여기저기 찾아보니 사골, 곰탕, 소고기, 족발, 빵 등등 뭐가 좋다 뭐가 좋다 참으로 많다.

어차피 확실한 의학적 정보도 아니고 오래 내려온 얘기 같은 거니까 다 따를 생각은 없고...ㅋㅋㅋㅋㅋ

순대국 국물이 먹고싶을 땐 나가서 순대국을 사먹고, 고기도 구워먹고, 매일 아침 빵도 먹고 그러고 있다.

원래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가진 나로서 12시쯤 일어나서 아점먹고 신랑 오면 저녁 먹고 야식 먹고 그랬었는데..

라준이 키워야지 하는 생각으로 요즘은 아침에 7시에 일어나서 신랑과 같이 토스트 먹고,

더 자다가 12시에서 1시 사이에 일어나서 점심 먹고, 신랑 오면 저녁도 먹고, 야식도 먹고 그러고 있다.

내 몸무게는 임신 전 55kg에서 지금 70kg가 되어 거울 보는 게 엄청 싫고 우울해지고는 하지만...

일단 내 다이어트는 잠시 나중으로 좀 미루더라도 라준이가 몇그램이라도 더 커져서 나오는 게 중요하다!!

정말 이렇게 열심히 먹으며 사는 게 처음인 듯 싶을정도로 열심히 먹고 있다.. ㅋㅋㅋ

뭔가 먹어야겠다는 욕구나 의지에 의한 게 아니라 먹어야만 한다는 어떤 훈련 느낌이랄까...

운동도 열심히 하고있다. 무리한 운동은 할 수가 없으니 많이 걷고 있다.

신랑이랑 같이 산책 하기도 하고, 혼자서 동사무소니 보건소니 여기저기 걸어다니기도 하고!

집안일도 열심히 움직이며 괜히 이것저것 청소하고 그러며 지내고 있다. 라준아!! 많이 먹고 얼른 커서 나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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