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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들

갈치 구이

1.

나는 갈치 생선을 엄청 엄청 엄청 좋아한다. 생선은 다 좋아하긴 하는데 갈치는 특히 특히 더 좋다.

아, 고등어나 동태는 끊었다. 고등어도 진짜 엄~청 좋아했는데 원자력 발전소 터지고 나서는 정말 입에도 안댔다.

망할 망할.. 나쁜 놈들.. 내 고등어에 대한 자유를 빼았겼다. 아!!! 딱 한번 먹은 적 있다.

마트에 장보러 갔을 때 시식코너에서 생선 굽길래 뭔지 보지도 않고 먹고나서 오 엄청 맛있다 싶어서

"이거 무슨 생선이에요?" 했는데, 고등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샹ㅋㅋㅋㅋㅋ


2.

나는 생선이 좋지만 조림으로 한 생선 요리는 안 좋아해서 갈치도 갈치 구이로만 좋아한다.

갈치 구이에 흰 쌀밥에 뻘건 배추김치에 된장찌개 까지 딱! 칼칼하게 먹으면... 하... 끝장난다 정말! 최고최고 ♥

갈치 갈치 노래를 하다가 지~난번에 마트 가서 국내산 갈치를 겟! 했다.

수입산에 비해 얇고 조그맣지만 훨씬 맛있는 국내산 갈치! 


3.

갈치 맛있게 굽는 방법은 이러하다. 갈치를 손질한다. (지느러미를 떼고 먹기 좋게 칼로 썰어놓는 뭐 그런 과정인데..)

마트에서 파는 것들 지느러미도 이미 다 떼여져있고, 5등분으로 이미 썰려있어서 딱히 손질할 건 없다.

물에 샥샥 씻어주고, 소금 간을 챱챱 해준다. 이거 정말 중요하다. 너무 많이 하면 엄청 짜고 대충하면 엄청 싱거움. 에라잇.

그러고서 밀가루+부침가루를 섞고 거기에 갈치를 앞뒤로 챱챱 묻혀준다. 위 아래 위위 아래 옆 옆 다 발라준다.

팬에 기름 두르고, 갈치 구우면서 환기 꼭 시키고... 창문 다 열고... 팬 위에 신문지나 두꺼운 종이 올려둔다.

그렇게 완성 된 갈치 구이는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크하다. 개 존맛!!!!!!!!!!!!!!!!!!!!!!!!!!


4.

보통 나의 아점은 밥솥에 남아있던 밥에 계란후라이, 소세지, 김치, 멸치, 김 뭐 요런 식으로 그냥 있는 거 꺼내 먹는 식이다.

밥 있으면 밥 먹고 눈 뜨자마자 밥 차리기 귀찮을 땐 대충 그냥 이것저것 빵 있으면 빵 먹거나 우유에 시리얼을 타 먹는다.

그치만 오늘은 신랑이 낮에 꼭 갈치 구워 먹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출근했기에 냉동실에서 갈치를 꺼냈다.

갈치를 굽고 있는데, 뭔가 이상해... 뭘까... 어딘가 낯선 느낌의 갈치. 별 생각 없이 열심히 공들여 구웠다.

다 구워질 때쯤, 밀가루랑 부침가루를 안 묻히고 그냥 갈치 그 자체로 구워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보통 그런 가루를 아예 안 묻히고 원래 생선 자체만 굽는 집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싫어...

게다가 이 녀석은 국내산 갈치, 그것도 끄트머리 부분이라 엄청 얇단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망했다. 가시를 골라내며 먹을 필요가 없다. 편리하다. 가시든 살이든 둘다 딱딱하다. 오독오독.

이것이 갈치 과자인가. 말린 북어같기도 하고. 심지어는 엄청 짠게 아주 맥주 안주 과자로 딱 좋겠다.

그래도 어쩌겠어. 챱챱 다 먹었다. 이게 뭐야. 아까운 내 갈치. 


5.

다음에 마트가면 임연수나 겟! 해와야겠다. 

비싼 몸 값의 갈치 사왔다가 이게 무슨 아까운 경우람. 온 집안에 생선 비린내만 가득하다.

손가락에서 아직도 생선 냄새랑 소금 냄새 나는 듯. 하... 시리얼이나 먹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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